국립민속박물관이 파주에도 만들어졌다하여 주말에 잠깐 다녀왔습니다.
본점(?)이 서울의 중심지역에 있다보니 타지역민들의 방문이 수월하진 않았는데요, 경기도에 한 곳을 더 내었다는 취지는 좋습니다. 그런데 왜 파주일까요? 일단 좋은게 좋은거니 패스하는걸로.
제가 방문한 주말은 비가 좀 부스스 내리는 날씨였습니다. 주차장은 실내 또는 지하가 아니라 박물관옆 지상을 쓰는터라 박물관까지 걸어가는데 비를 피할 방법은 없습니다. 날씨가 안좋은 날엔 단점이네요.
들어서자마자 박물관의 디스플레이 방식에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첫 느낌을 선사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첫 느낌이 박물관 컨텐츠의 51%를 차지합니다. 이게 문제죠.
계단에서 내려다본 박물관의 로비와 수장고. 어떤가요? 수장고의 스케일만큼 박물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집니다.
멋있죠? 근데... 없어요. 뭐가 없어요 ㅎ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유물들을 보관하는 수장고는 이런 형태인데요, 통유리와 샤시만으로 수장고의 외형을 만들었다는 점은 비주얼측면에서 굉장히 뛰어나보입니다. 비싼 돈을 들여 만들어지는 인텔리전트 빌딩의 느낌도 나구요.
그런데 정작 유물 보기가 힘들어요. 수장고를 상시 개방해 놓는 것도 아니고 그냥 출입금지로 잠겨있습니다. 수장고 안으로 들어가지않는한 주위를 서성거릴 수 밖에 없는 느낌이랄까요? 이 수장고는 단지 박물관의 분위기를 위한 인테리어인가 잠시 생각해봅니다.
수장고는 더 볼게 없으니 주위를 돌아봅니다.
영상실이 코너 한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에서 방문객이 몰리는 두 곳 중 한곳입니다. 나머지 한 곳은 아래에서 소개해드릴게요.
이 곳 영상실은 단순히 영상을 틀어놓는 공간이 아니라 인터랙티브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나이대를 가지리않고 방문객 누구나 한번 이상은 눌러보는듯 했습니다. 대형 터치스크린에 띄워진 수많은 유물들의 썸네일 중 하나를 터치하면 사진이나 영상이 확대되어 띄워지며 상세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화면이 움직이고 있어서 그런지 지루하지 않아 좋습니다.
(저 많은 이미지와 움직임을 띄워놓으려면 안에서 돌아가는 컴퓨터의 CPU와 메모리가 엄청나게 좋겠구나... 아니 것보다 그래픽카드인가? 하는 아주 현실적인 궁금증을 가져봅니다 :-)
가까이 갈 수 없는 수장고와 모든 전시품을 다 볼 수 있는 디지털 영상실.
박물관을 생각했을때 떠오르는 일반적인 형태와 다르네요. 이게 디지털 박물관인가요?
수장고와 영상실을 제외하면 또 뭐가 있을까요?
박물관에 유물을 보관처리하는 과정을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는 코너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을 아주 단순화시켜 보여주다보니 크게 볼만한 컨텐츠는 아닙니다. 성인에게는 특히나 그렇구요.
유물 보관처리를 하는 환경을 보여주고 싶었나 봅니다. 관람객들이 딱히 관심을 가질만한 이유가 없기도 하지만 특히나 이렇게 유리창 너머로 보는 것만으로는 뭐가 와닿질 않네요. 죽은 공간같아서 아깝다는 생각이드는데, 박물관에서 디지털의 비중이 높아진다면 이런 전시가 디지털화의 대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그 아래에 사람들이 붐빕니다. 원색의 노랑을 보는 순간 느낌이 오는데요,
맞습니다. 어린이 체험공간이 있습니다.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어서 방문전에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해야합니다. 박물관에서 가장 붐비는 장소이구요, 박물관 출입구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제외하면 이곳에 직원들이 몰려있습니다. 그만큼 손이 가는 공간이란 거겠죠.
민속박물관이 보유/전시중인 유물들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거나
유물을 보관하는 과정을 게임등으로 쉽게 이해시켜줍니다.
2층엔 뭐가 있을까요? 올라가봅니다.
'민속아카이브'라는 공간인데요, 나름 실물을 보거나 경험해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과거의 사진들과
관련된 참고문헌들,
그리고 몇십년전 생활에 쓰인 물건들까지 전시되어 있습니다.
사진의 카메라는 펜탁스의 '스포매틱F'라는 기종인데 이름만 들어본 아주 옛날의 모델입니다. 말 그대로 유물 ㅎ
(추억을 돌아보니 펜탁스의 필카 중 ME super 와 MX 두 가지를 만져본 기억이 나네요)
편안히 앉아서 도서를 볼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과거의 영상과 음악등 미디어를 보고 들을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구요.
더 볼건 없어서 박물관을 나옵니다.
멀리서 일부러 찾아올 곳이 아니란 것은 확실하고, 주말 등 시간이 날때 나들이 할 수 있는 공간으로는 보고 즐길거리가 부족합니다. 따라서 왠만한 곳은 다 들러봤기에 어디라도 새로운 곳이 필요한 인근주민이 한번쯤 가볼만한 곳입니다.
디지털 박물관이란게 참 애매합니다.
디지털이 시대의 흐름이라 하더라도 박물관에서의 디지털은 보조적인 역할 그 이상이 되어선 안된다 생각합니다.
유물을 직접 봐야만 가질 수 있는 느낌이나 받아들이는 정도가 완전히 다를거라 보거든요.
그리고 정말 훌륭하게 디지털화 할 수 있다면, 굳이 박물관에 와야 할 이유가 없어지는데요?
입장과 어린이 체험을 위해서는 반드시 예약이 필수입니다. (모든 전시와 예약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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