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시기에 충북 괴산에 자리한 성불산자연휴양림을 다녀왔습니다.
지난달 마지막으로 다녀온 곳이 생거진천 자연휴양림이라 그런지 성불산휴양림은 이상하리만큼 이름이나 설명에 괴산이라는 지명을 내세우지 않는 느낌이네요. 국립휴양림이라면야 이해가 되지만 지자체가 운영하는 곳이라면 어떻게든 지자체 이름 한번 더 내세우고 소비자들이 불러주길 원할텐데 말입니다.
성불산 자연휴양림을 찾아가기전 홈페이지나 타 블로거들의 방문후기를 보며 시설은 자연휴양림계에서 최고가 아닐까했는데 그 생각은 대부분 맞았습니다. 하지만 그 시설들이 완벽히 잘 관리되고 있는 듯한 느낌은 아니어서 지자체에게 이 정도 시설은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편으로는 드네요.
건물 하나나가 규격화, 보급화, 실용화된 구조가 아니라는 점에서 여유가 느껴집니다.
여기처럼 건물별로 생김새가 다른 것은 건축비 등 휴양림 조성에 드는 예산에서 차이를 불러올텐데도 그렇게 지었다는 것은 제대로 된 휴양림을 만들겠다는 의지처럼 읽혀집니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휴양림을 어느 정도 다니다보니 확실히 느껴지는 점 중에 국립과 지자체의 차이(방향성)를 알듯했습니다.
국립자연휴양림: 휴양림이 위치한 곳의 자연경관, 휴양림의 면적, 휴양림 주위에 포진한 관광지의 다채로움에서 지자체 휴양림을 훨씬 앞선다.
대신에 숙소는 더 많은 국민이 이용하는데 초점을 맞춘듯 합리적인 숙소의 형태를 지향.
지자체자연휴양림: 국립자연휴양림에 비해 일단 위치선정에서 밀림. 천혜의 자연경관은 국립이 이미 선점을 해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따라서 지자체의 특징을 나타낼 수 있는 컨셉에 신경쓰며, 숙소는 펜션과 자연휴양림 사이에서 고민한듯한 중간적인 형태를 취함
이날 이곳에는 아이들이 대여섯명쯤되고 어른들도 꽤 있는듯해서 아마 2~3식구가 모인게 아닐까 추측했다.
어느 블로거가 말하길 성불산 자연휴양림에서 가장 좋은 숙소를 꼽으라면 여기가 1등이라고 적은 글을 보고 예약했습니다 :-)
그 분이 어떤 관점에서 이 방을 1순위로 꼽았는지 대충 알것 같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문은 현관(정문)인데 건물의 뒤쪽으로 나있는 형태입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건물이 비탈진 경사에 위치하고 있으며 건물일부를 비롯해 앞쪽 데크는 지지대를 이용하여 공중에 떠 있는 구조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건물 사이드에 주차를 할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아무래도 최근에 지어진 휴양림이다보니 그런게 아닐까 싶네요.
사용하는 방문객입장에서 장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숙소의 문을 여는 순간이 휴양림의 이미지를 결정짓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것 같네요.
그 기준으로는 지금까지 다녀본 자연휴양림중에 성불산이 단연 최고입니다.
거실사이즈로 수용인원을 결정지을 수 있을듯한데, 6명까지는 문제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거실창을 통해 산기슭이 바로 보이는 구조라 싱그러움이 집안까지 들어오는 느낌입니다.
단! 벌레가 엄청나네요. 여름이라 당연히 그러기도 하겠지만, 저녁이 되어 거실창의 방충망을 바라보면 놀랄정도로 많은 벌레가 붙어있었습니다.
손이 자주가는 소품을 놓아야 할 필요도 있는 공간인만큼 없어서도 안되지만, 숙소의 공간을 해쳐서도 안되기에 이정도 사이즈가 이상적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선반위에는 자연휴양림에 대한 방문객의 평가를 묻는 설문지가 놓여있었고 저는 아주 정성스레 답변을 적어두고 왔습니다.
이 벽면 하나만으로도 제대로 운영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져서 참 좋습니다.
지금까지 다녀본 많은 휴양림의 공통된 단점하나가 냉방시설부족인데, 성불산 자연휴양림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시스템에어컨을 들여놨네요.
어느 누군가에게는 성불산 휴양림의 최대 장점이 될수도 있을듯합니다.
현관도 중문으로 이루어져있어서 숙소로써의 느낌도 좋습니다.
현관 오른쪽으로 수납장같은 문이 있고, 그 오른쪽으로 부엌이 자리한 구조입니다. 사진상에 나타나있지는 않지만 부엌오른쪽으로 화장실/욕실이 위치합니다.
아, 그리고 부엌출입구 왼쪽벽면에 꼬챙이같은 막대가 보인다. 그 위로 천장에 크게 움푹패인 공간도 있다.
이 도구와 공간이 복층으로 올라가는데 필요한 도구와 출입구인데요, 이건 아래에서 다시 설명드릴게요.
처음 봤을때 아니! 이런!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왔습니다. 인테리어 아이디어보다는 그냥 잘 숨겨놨다는 뜻에서.
냉장고뿐만 아니라 접이식 상도 2개가 들어있었고 냉장고 뒤쪽으로 급탕기?처럼 보이는 탱크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다만 휴양림에서 먹는것에 집중하지 않는 우리 가족에게 이러한 숨겨진 냉장고는 불편한 사항이 아니지만 요리의 비중이 높거나 먹을 것을 많이 준비해와서 냉장고의 사용빈도가 높은 방문객이라면 분명 불편을 느낄듯하네요.
단점으로 싱크볼이 작은건 불편하다고 마누라가 이야기 해주네요.
휴양림과 식기건조기라... 어울릴법한 느낌은 아니지만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서는 나쁠건 없어 보입니다.
부엌 옆 화장실/욕실공간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일단 넓~어요. 욕실이 넓으면 그렇지 않은 곳보다 무조건 좋습니다.
거기에 샤워공간도 편리하게 빼놓았고, 신축이니만큼 화장실 자체가 깨끗한 편입니다. 상당한 만족도를 주네요.
위에서 설명한 꼬챙이(?)를 저기 보이는 아래부분의 구멍에 넣고 돌리면 잠금장치가 풀리며 계단이 스르륵 내려옵니다.
무게감이 상당한 계단이지만 스프링을 이용한 접이장치가 있어서 확 내려오진 않습니다.
공간활용성면에서 1층공간을 헤치지 않았다는 점은 좋지만 저런 계단은 어디까지나 임시장치처럼 느껴집니다.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장치도 아닐뿐더러 어린 아이가 있는 집안이라면 굉장히 위험해보이기도 하구요.
저 역시 아기가 들러붙어서 확인만 하고 다시 올려버렸습니다.
복층은 많은 인원이 머무르게되어서 잠잘 공간이 부족하다면 쓸만하겠으나, 계단때문에 활용성이 매우 떨어지는만큼 평상시 얼마나 쓸지는 미지수입니다.
복층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하나인 방인데 심플하다.
이불장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가구나 기구가 없습니다. 진공청소기가 유일하게 눈에 띄는 존재네요.
방에도 야외로 이어지는 커다란 창이 있어서 개방감이나 활용도가 좋아보입니다.
이불은 큰 불편없이 이용할 정도의 청결함입니다.
다만, 저 노티나는 핑크컬러는 구매담당자의 분명한 잘못입니다. ㅎ
숙소를 나와 휴양림을 한바퀴 돌아볼 요량으로 숙소 위쪽으로 올라갔습니다.
가다보니 이런 이정표가 보이네요.
미선향이 식물의 고유이름인줄 알았는데, 정확한 식물명은 미선나무였습니다.
이렇게 미선나무가 많이 심겨져있습니다.
귀한 나무라고는 하는데, 관상용으로 그렇게 이쁜지는 잘 모르겠네요.
더 올라가다보면 이런 공간이 나오는데
신축건물이지만 한두번 사용되고 방치된 공간처럼 보여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건물과 아직 정리가 되지 않은 주변환경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우선 급한 숙소쪽을 중심으로 휴양림을 일단 오픈해두고 하나씩 완성해 나가자 같은 의지로 읽히네요.
생태공원 관리를 위한 시설같은데, 현재는 비료나 농약만 쌓아두는 창고로만 사용하는듯 합니다.
아직 이곳이 활성화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런데서 보입니다.
아무튼 흔한 놀이터 시설보다는 조금 더 격한 움직임을 필요로 하는 시설로 보이네요.
하지만 이왕이면 휴양림 가까운쪽에 설치를 해두어서 더 많은 어린이들이 접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듯 합니다.
하지만 너무 사람에게 몰려드는 벌레를 감당할 수 없어서 다시 숙소로 대피.
날씨는 엄청 습한데다가 벌레까지 너무 득실대서 편하게 산책을 즐길 수 없었던 것은 아쉬웠습니다.
우리 가족이 찾아간 시기의 문제인지 아니면 성불산 자연휴양림이 위치한 이 지역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으나, 머물던 1박 2일동안 매우 습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외든 실내든 습기가 매우 높았고, 숙소의 빵빵한 에어컨이 아니었다면 지내기 매우 힘들지 않았을까싶네요.)그러다보니 휴양림 곳곳을 찾아다니며 구경을 하지 못한점이 아쉽습니다. 다른 자연휴양림들보다 이곳 성불산 자연휴양림은 숙소시설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있다는 사실을 알고있었고 그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죠.
많이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우리가 묵었던 숙소만으로도 성불산 자연휴양림의 시설에 대한 칭찬은 아끼고 싶지 않습니다.
가성비 측면에서는 최고의 숙박시설이 아닐까 싶으며, 더 노후화 되기전 빨리 찾아가봐야 할 곳으로 보입니다.
다만, 숙소주위의 자연조경은 자연휴양림이라고 하기엔 자연과 너무 동떨어진 느낌으로 만들어지고 있지않나 생각도됩니다.
충북 괴산 성불산 자연휴양림: http://www.seongbuls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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