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 보 다

갑상선암 입원/수술 후기(2), 일산 차병원(사진 많음)

반응형

입원 다음날이 수술입니다.

그런데 수술이 몇시에 이뤄질지는 전일에는 알수가 없었습니다. 병원측에 물어봐도 정확히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수술 경험이 많지 않아 어리둥절한데, 수술 일정을 이렇게 모르고 있을수도 있나요? 

와이프의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정보에 의하면 보통 1번 환자는 당일 수술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수술을 앞두고 공복을 유지하게되는데, 연로할수록 공복을 견디기 힘들고 공복으로 인한 여러 문제(당수치 등)들이 커지는걸 사전에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수술 전날의 저녁에 생각치 못한 난관을 만납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긴 바늘꼽기가 문제였는데요.

 

양쪽 팔목, 손목, 손등 정말 안찔러본 곳이 없었다는.

바늘이 들어갔을때 아무런 문제없는 환자들이 더 많겠지만, 와이프는 혈관이 가늘어서 간호사분들이 까다로워하는 편이더군요. 혈관주사바늘도 여러번 꼽았지만 혈관에 마취액 들어갈때도 통증이 있어서 아팠다고 합니다.

 

카테터 하나 꼽는데 애 많이 먹었습니다.

 

수술당일.

7시에 첫 환자가 수술실로 들어간 후, 간호사에게 점심시간 전후로 수술한다는 얘길 들었지만 정확한 시간을 모르기에 불안 초조해하며 기다렸습니다. 점심즈음에 간호사가 다음 수술환자임을 알려주었습니다. 보호자는 역할은 사실상 여기까지더군요. 수술실이 있는 층으로 이동하는 의료진용 엘리베이터를 함께 탈수는 없어서 와이프가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모습까지만 보았습니다. 

드라마를 보면 수술실 문앞까진 보호자가 항상 함께 가는 것 같았는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네요.

와이프가 혼자 수술실로 향하는 모습에 가여웠고, 드라마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스러웠고 여튼 기분은 좋지 않았습니다.

 

다른 후기들에서 본 바로는 일산차병원의 경우, 환자와 보호자의 핸드폰으로 수술실로의 이동부터 수술시작, 완료, 회복 등을 실시간 문자안내해준다고 했는데요, 직접 겪어본 것은 수술의  시작, 회복실로 이동, 병실로 이동 이렇게 3개를 받은 것 같습니다. 수술실로 향한지 2시간 뒤에 병실로 이동한다는 문자가 오더군요. 

 

와이프가 수술실로 갈때는 긴장은 했지만 평소와 크게 다를바 없는 얼굴이었는데, 돌아온 얼굴은 혈색 하나 없는 창백한 모습이었습니다. 짠했었죠.

의식은 있지만 마취의 탓으로 제대로 말을 인지하거나 의사전달은 힘든 듯 했습니다. 그렇게 10~20분이 더 지나니 눈을 떳고 의식은 맑아지는듯 했습니다. 다만 말을 하기는 극도로 어렵더라구요. 몸에 힘이 없는건 당연하고 수술부위가 목의 갑상선인만큼 말을 하는데 불편한건 당연한 거겠죠.

 

크~ 밥이라니.  (비록 죽이지만)

수술 직후 2시간 가량은 물을 마시는 것도 금지입니다.

그리고 2시간이 지나면 물을 비롯한 차가운 아이스크림 등 부담없는 음식물 섭취는 가능해지고 당일 저녁에는 죽이 첫 식사로 제공됩니다. 어제 밤부터 금식한 것을 생각하면 죽이 썩 반가울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일말의 허기는 채운다라는 심정으로 식사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부터 제공되는 일반식에 마음마저 평온해집니다. 안그래도 밥 많이 먹는 와이프인데... 좋겠죠. 

사진의 색감이 이상하게 나왔습니다만, 엄청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응? 여기 맛집인가?

수술 다음날 조식부턴 원한다면 일반식이 제공됩니다. 병원의 일반식이 뭐 대수인가 싶겠지만, 제대로 된 밥을 먹지못하고 굶은 환자에게는 어떤 맛집의 밥보다도 맛있겠죠. 그리고 실제 일산차병원은 맛집입니다. 오징어볶음이 반찬으로 나온적이 있는데 불맛이 강하게 느껴짐과 동시에 감칠맛도 돌더군요. 보호자식을 먹으며 먹을만하다라고 느꼈네요.

참고로 보호자식은 병원에서 정한 신청가능시간에 신청하면 먹을 수 있습니다.(단, 코로나19로 인해 보호자는 병실내 식사가 안되고 휴게실에서 먹어야 합니다.) 보호자식은 당연히 비급여항목으로 6천원대의 가격이었습니다. 괜찮네요.

 

10층 샴푸실에서 조무사분이 도와주셔서 머리를 감을 수 있었어요.

수술 후 이틀이 지나면 샴푸도 가능해집니다.(의사나 간호사의 허락이 있어야 가능하구요.) 평상 시 하루에 1~2번 감던 머리를 3일이 지나서야 감을 수 있다니! 직접 내손으로 박박 문질러 시원하게 감을 순 없지만 이렇게라도 감을 수 있단 사실에 감사합니다. 

 

비용 참고 하세요.

무인수납기를 통해 좌측의 사진처럼 병원비를 중간중간에 체크해볼 수 있습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비용은 달라질 수 밖에 없으니 사진상의 금액은 그냥 그려러니 하시고, 이렇게 각 항목별로 비용확인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 보호자식사도 저 무인수납기를 통해 신청합니다) 

우측의 사진은 각 병실마다의 비용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1인실을 제외한 나머지 병실은 보호자의 상시거주가 불가하기에, '간호간병' 조건 적용으로 병원측에서 케어를 하게됩니다. 따라서 위 병실료 조견표에서는 간호간병 항목의 비용으로 보시는게 맞습니다.  

 

 

 

 

입퇴원을 처리하는 원무과가 위치한 6층입니다. 근데 여기가 병원?

그렇게 4박5일의 입원을 끝내고 퇴원하는 날 원무과를 찾아갑니다. 로비가 이쁘죠?

 

원무과 옆 공간인데요 기다란 테이블도 갖쳐줘있고. 
이렇게 네스프레소 업장용 머신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편해보이는 이 의자들과 공간의 정체는 뭘까요?

6층엔 원무과도 위치하지만 산부인과와 관련된 분만실 등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진과 같이 보호자가 기다릴 수 있는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괜찮아 보이긴하는데 실제로 와이프가 출산하러 가면 저런 소파에 편히 앉아 뉴스를 시청할 수 있는 강심장의 남편이 얼마나 있을까요? 한 넷째 출산의 경우라면 이해가 되긴 합니다만...

 

좌측이 입퇴원 처리를 담당하는 원무과입니다.

번호표 발급기에서 번호를 받은 뒤 앞의 소파에 앉아 대기하다 호출되면 들어가셔서 수납하시면 됩니다.

 

여성병원이라 그런지 수납창구도 비교적 친절하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희는 가지고 있는 신용카드의 혜택을 위한 실적도 채워야하고, 무이자 할부도 받아서 부담도 없애고자

3개의 카드로 병원비를 나누어 결제하며 각기 2개월 할부로 결제했습니다. 입원 병원비가 적지 않으니 저희와 같이 카드를 나눠 결제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각 카드마다 할부기간까지 따로 설정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대출이 자꾸 길게 늘어지는 느낌이라 무이자라 하더라도 할부를 좋아하지 않았는데요, 가계 재정에 도움이 된다면 굳이 안쓸 이유는 없다로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병원 시설을 저렇게 방향표지판과 같은 입간판으로 처리한게 눈에 띄네요.
일산 차병원은 재질, 컬러, 밝기 등 실내에서 병원스러움을 많이 걷어냈습니다.
적어도 분위기에서 이 병원을 꺼려할 이유가 딱히 없습니다.
갔을 때 기분 좋아지는 병원은 없겠지만, 기분이 쳐지는걸 막는 것만 해도 대단한 겁니다.
호텔을 나가는 기분으로 엘리베이터를 타러 갑니다.

 

중요한 정보가 하나 있는데요,

주요 암환자의 경우 장애인 등록을 통해 연말정산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이른 바 '연말정산 중증환자 장애인 공제')

바로 갑상선암도 장애인 등록이 가능하다는 사실!

암환자를 중증 장애인으로 인정하는 기간은 암의 종류에 상관없이 5년간인데요, 갑상선암 역시 그러합니다.

무심코 놓치긴 아까운 내용인만큼 병원측에 꼭 요청하세요.

(저희는 수술 후 첫 외래때 의사선생님을 만나 이야길 드렸고, 간호사분이 친절하게 잘 챙겨주셨습니다)

 

 

* 함께 보면 좋은 글
  갑상선암 입원/수술 후기/일산 차병원  <1편>

  갑상선암 입원/수술을 겪으며 (마음속 이야기)

 

 

반응형